Book

동물농장 - 조지 오웰

無不爲自然 2010. 12. 27. 19:21

  어렸을 적에 읽어보았을지도 모를 브레멘의 '동물음악대'랑 조금 혼동을 일으켜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생각보다 분량이 길지않았고 우화라서 그런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어찌 생각해보면 카프카의 '변신'만큼이나 얼토당토 터무니없는 이야기지만, 또 달리 생각해보면 '어린왕자'만큼이나 여운이 많이 남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그 많은 동물들중에 왜 돼지를 가장 똑똑한 동물로 간택(簡擇)했을까 싶었는데, 그 해답은 마지막 부분에 있다. 「창 밖의 동물들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번갈아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누가 돼지고 누가 인간인지,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 이미 분간할 수 없었다.」소설의 마지막 구절이다. 농장에 있는 가축들중에 가장 탐욕스럽게 묘사할만 해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문득 유년시절 반공교육을 위한 영화에서 북괴의 수령은 돼지로 묘사되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동물농장의 영향때문이였을까?

 표지의 사진은 고집스러운 할아버지같은 인상인데 젊은 시절 고생을 많이 해서 겉늙은 모습인가보다. 조지 오웰은 47세의 젊은 나이로 생애를 마감했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잊을만 하니까 죽은거라 안타깝다. 좀 더 살았더라면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는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주옥같은 작품들을 더 남겼을텐데. 죽기 전에 가봐야할 여행지 100선이 있듯이 죽기 전에 꼭 읽어야할 책 100권이 있다면 그 중에 한자리는 틀림없이 차지할만한 작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 인간은 생산하지 않으면서 소비하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 에프게니 자미아친의 소설 <우리들>

* 알레고리 [allegory][명사] [문학] 어떤 한 주제 A를 말하기 위하여 다른 주제 B를 사용하여 그 유사성을 적절히 암시하면서 주제를 나타내는 수사법. 은유와 유사한 표현 기교라고 할 수 있는데 은유가 하나의 단어나 하나의 문장과 같은 작은 단위에서 구사되는 표현 기교인 반면, 알레고리는 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총체적인 은유로 관철되어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 권력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날 뿐 본질적 사회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한다는 것, 대중이 살아 깨어 있으면서 지도자들을 감시 비판하고 질타할 수 있을 때에만 혁명은 성공한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84 - 조지 오웰  (0) 2011.02.05
철학 에세이 - 조성오  (0) 2011.01.05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0) 2010.12.23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0) 2010.12.16
농담 - 밀란 쿤데라  (0) 201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