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꼽으라면 2006년 한달 가량의 호주 배낭여행을 꼽을 것이다. 갔다 온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아~~~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 볼건 다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로의 여행을 가기 전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동안에 가장 많이 본 사진은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행복에 겨운 듯한 표정의 사람들의 사진이였을 것이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저기 앞에서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오리라 다짐했다. 그런데 막상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사진을 찍을때 유감스럽게도 전혀 행복한 느낌이 없었다. 그 당혹감을 그 당시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 이유를 알것도 같다. 서툰 영어 실력과 끼니 해결은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걱정들을 항상 달고 다녔으니 풍광 그 자체를 만끽할 여유가 많지 않아서 였다는걸.
지은이의 사고의 폭에 놀랐다. 한폭의 그림을 보고 저렇게 많은 생각을 하는구나. 예를 들면 실내의 인물화라면 밖은 추울것이다라는 둥 그림 밖의 다른 인물들을 상상한다든지..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 여행이 뜻깊고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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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제생트는 "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
* 삶은 모든 환자가 자리를 바꾸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병원이다.
* 유치한 밝은 색으로 칠해놓은 의자들에서는 억지웃음과 같은 긴장된 명랑함이 느껴졌다.
* 풍경을 가로질러 가는 반쯤 빈 열차
*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 잠을 자다가 갑자기 베토벤 교향곡 가운데로 끌려 들어온 느낌이다.
* 오, 주여, 내가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이 영원한 무기력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 괴테 - 나는 나의 활동에 보탬이 되거나 직접적으로 활력을 부여하지 않고 단순히 나를 가르치기만 하는 모든 것을 싫어한다.
* 그들은 먹고살기가 편해도 자신에게 진정으로 부족하지도 않고 또 자신의 행복을 좌우하지도 않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 꽃은 겸손과 온유의 모범이다.
* 데이지에게 - 워즈워스
이 햇살과 공기를 나와 함께 마시는
착하고 고요한 생물체여!
그대는 전에도 그랬듯이 나의 마음에
기쁨을 주고
그대의 온유한 성품까지 조금씩
나우어주는 것인가!
* 파스칼 <팡세> 원래의 모습에는 감탄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닮게 그린 그림에는 감탄하니, 그림이란 얼마나 허망한가.
* 산은 누워 잠든 거대한 짐승의 등뼈처럼 굽이치고 있었다.
2006년 호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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