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수락산(水落山)

無不爲自然 2019. 9. 5. 13:00

한 달에 한 번 서울 나들이  할 일이 생겼다.

지난 달에는 처음이라 밤 기차를 타고 볼 일만 보고 내려왔는데

아쉬움이 남아서 이번 달에는 일박하고 일요일에 수락산을 찾았다.


 들머리에서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가 반겨준다.

9월이라 그런가 철없어 보이지 않는다.

하늘은 에머랄드빛 등산하기 좋은 날이다.


미국쑥부쟁이도 반갑다.

고향 떠나 발붙힘하기 힘들었지. 쓰담쓰담.

여름은 크고 화려한 백합과의 전성기라면

가을은 소박해서 어른스러운 국화과의 시간이다.


인구 천만의 도시에 위치한 산치곤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나보다.

알프스로 네팔로 내몽고로 킬리만자로까지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전단지를 따라 다들 해외로 나갔나보다.


등산로 표지판에 오늘의 발자취를 붉은선으로 그려보았다.

차가 없어 원점 회귀의 부담이 없어서 당고개역에서 출발하여 수락산역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골랐다.

다섯시간 정도 걸렸다.


학림사(鶴林寺) 도착

학이 알을 품고 있는 형세라 하여 이름이 학림사이다.

아담한 사찰에 고즈넉하게 퍼지는 목탁 소리가 평화롭다.


여름 내내 피고 져서 백일이 가까워지는 배롱나무도 이제 끝물이다. 

찾는 이가 거의 없어 한산해서 좋다.

기거하는 스님은 찾는 이가 많아야 좋으려나.


넉넉함을 넘어 풍만해 보여서

나는 반댈세~~


북아메리카 원산의 나래가막사리가 한창때다.

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들이 많기도 많다.

우리가 날마다 먹는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도 남아메리카가 고향이다.

그래서 한국 특산식물이라고 하면 눈길이 한 번 더 가는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것은 소중하니까.


노랑망태버섯을 만났다.

화려한 드레스로 갈아입고 있는 녀석도 있었지만

기다리고 있을 시간도 없을 뿐더러 폰카 밖에 없어서 인증샷만 남긴다.


용굴암 도착

산길에 정갈한 빗자루 자국이 정겹다.

부지런한 스님이 마음을 쓸어낸 흔적일려나.


흔한 익모초

 뒤에 소박한 담이랑 잘 어울려 보여서 담아봤는데.. 별로네..


용굴암 내부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더니~~

저 멀리 북한산도 보이고

구름이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들 형상이다.

저기가 정상일이려나.

여름내내 게으름 피우고 오랜만에 산을 탔더니 지친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기암괴석이 많아 눈은 즐거운데 다리는 더 팍팍하다.


코끼리바위

어디를 봐서 코끼리일까요? ㅎㅎ

알고보면 쉬운데 모르면 숨은 그림 찾기 수준이다.


하강바위

드론을 띄우고 암벽등반을 찍고 있는 사람들.


드디어 정상

사람이 많아서 줄서서 찍고 왔다.

정상에서의 조망이나 만족감 보다는 서둘러 내려오기 바빴으니

정상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서 올라 갔었나 싶다.


며느리밥풀꽃 종류인데

잎이 가늘고 길어서

가는잎향유라 생각하고 담았다.


수락산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입구는 많아도 정상은 하나이니 들머리에서는 사람이 안 보여도 정상 부근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


맥문동 꽃밭을 지나.

하산할때는 지쳐서 사진을 잘 안 담게 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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