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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영웅 전설 - 박민규

無不爲自然 2018. 12. 28. 15:24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이런 문제의식을 소설화 하였지만, 소재는 가벼운 지구 영웅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을 다루었다. 스파이더맨이 빠진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DC코믹스에서 만든 영웅들만 등장한다. 스파이더맨을 필두로 엑스맨, 헐크는 DC코믹스의 경쟁사인 마블에서 만들어 낸 영웅들이다. 그런 걸 알아야 하는가? 물론 알 필요 없지. 스파이더맨이 빠진 이유가 궁금하지 않다면.

 박민규 소설의 특징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미치광이 이론의 소설화?? 미치광이 이론은 트럼프의 트레이드 마크 인줄 알았더니만 소설에 나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닉슨이 이미 정립한 이론이란다. 아무튼 작가의 의도는 주제는 최대한 무겁고 심오한 놈으로 하지만 가볍게 다뤄주겠어. 이런거 아닐까? 도구는 과장과 풍자로 얼룩진 블랙코미디. 이 책을 읽으면 두어번 정도는 웃을 수는 있겠지만, 감동을 먹었다고 한다면? 제정신? 정신감정이 필요함. 근데 정작 정신감정이 필요한 사람은 소설가 본인일지도 모른다. 컨닝을 해서 대학을 갔다는 말을 굳히 인터뷰에서 자랑처럼 밝히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ㅎㅎ


* 로빈은 말없이 부메랑을 던지는 연습에 열중해 있었고, 아쿠아맨은 소련의 핵잠수함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책상에 엎드린 채, 브리핑의 소음 속에서, 나는 바다의 밑바닥을 유영하는 잠수함처럼 고요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마치 핵의 융합과도 같은 격렬한 슬픔이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고, 나는 무수한 기포들을 내뿜으며 저 끝없는 심연 속으로 한없이 잠수해 들어가고 있었다. p47


재미있는 비유적 표현. 비유적인 표현들까지도 과장되어 있다. 그리 길지 않아 하룻밤에 읽기도 무난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