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이상적인 국가의 제도나 군주가 갖추어야할 덕목에 대한 이야기일줄 알았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군주가 된다는 것. 그리고 얻은 권력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중인격자의 면모를 갖추어야 가능한 것인지를 사실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의 유럽은 마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처럼 끊임없는 전쟁의 연속이었다. 마키아벨리즘에 사로잡힌 짐승들의 시대. 그 짐승들에는 교황들도 포함된다. 짐승이란 표현이 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책속에서 짐승의 성품을 갖춰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처럼 역사서 형식을 취했더라면 지금처럼 사악한 정치지침서란 비판은 안 들었을텐데. 이렇게 내놓고 악을 찬양하는 듯한 글을 읽으니 당혹스럽다.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인물이 등장한다.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
* 자유롭게 사는 것에 익숙해 있는 도시의 새로운 지배자가 그 도시를 완전히 파괴하지 않는다면, 그 도시에 의해 자기 자신이 파멸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p61
* 무력을 갖춘 예언자는 모두 성공하지만 무력을 갖추지 못한 예언자는 멸망한다. p67
* 인간으 두려움이나 증오로 인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p83
* 가해 행위는 단번에 시행되어야 합니다. 피해는 적게 받을수록 적게 반항하게 되는 것이며, 은혜는 아주 조금씩 천천히 베풀어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것입니다. p92
* 군주는 사악하게 행동하는 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는 분명히 다른 문제 (중략) 언제나 선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선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곧 몰락하게 될 것입니다. p132
* 인색함이란 통치를 위해 허용된 악덕들 중의 한가지이기 때문입니다. p136
* 군주가 된 경우에 관대한 것은 해로우며, 군주가 되는 과정에 있는 경우엔 관대하다는 평을 받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p137
* 자비로 인한 혼란보다 잔혹함으로 인한 질서가 낫다
일반적으로 인간에겐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즉, 은혜를 모르며 변덕스럽고 위선적이며 비겁하고 탐욕스럽기 때문에 군주가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동안만큼은 온갖 충성을 다 바칩니다. p141
* 인간은 사랑하는 자를 해칠 때보다 두려워하는 자를 해칠 때 더 주저합니다. 사랑이란 일련의 의무감에 의해 유지되는 것인데 인간은 비열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경우라도 그것을 저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에 의해 유지되므로 거스를 수 없습니다. p142
*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보다 물려받을 재산이 없어진 것을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p142
* 짐승과 인간의 성품을 갖춰야만 한다.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고대의 많은 군주들이 반인반수(半人半獸)인 케이론에게 맡겨져 양육되고 교육받았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반인반수를 스승으로 모셨다는 것은 군주가 이러한 두 가지 성품을 갖춰야만 하며 어느 한 가지를 갖추지 못하게 되면 그 지위를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147
* 현명한 통치자라면 약속을 지키는 것이 자신에게 불리해지거나 약속하도록 만들었던 이유가 사라지게 되면 약속을 지킬수도 없을 뿐더러 지켜서도 안됩니다. (중략) 여우의 기질을 교묘하게 감추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하며 가장 위선적이어야 하며 거짓말을 능숙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p148
* 이전의 정권에 만족했기 때문에 신생 군주의 적이 된 사람들을, 이전 정권에 불만이 있었기 때문에 신생 군주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쉽게 우호세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175
* 인간이란 어떤 필요에 의해 선한 행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언제나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을 따지지 않는 조언자를 구할 수 없습니다. p192
* 운명은 여성이어서 그녀를 손아귀에 넣어두고 싶다면 때려눕혀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냉철한 태도로 접근하는 사람보다 과감한 사람에게 더욱 많이 이끌립니다. p202
* 꼭 필요한 전쟁만이 정의로우며, 무력을 통해 이루는 것 외에는 아무런 희망이 없을 때의 무력은 신성하다. p205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 박범신 (0) | 2012.06.12 |
---|---|
겨울날의 초상 - 김영현 (0) | 2012.06.07 |
유토피아 - 토마스 모어 (0) | 2012.05.31 |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0) | 2012.05.26 |
국가론 - 플라톤 (0) | 2012.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