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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無不爲自然 2018. 10. 16. 21:20

 여기저기에서 익히 들어왔던 책, 뻔한 내용일거라 짐작되어서 굳히 읽지 않았다. 역시 뻔한 내용이다. 요약하자면  유치원생들에게나 들려줄 훈계 정도들이다. 디테일 속에 악마가 숨어 있다고 하지만 엑기스만 뽑아버리면 무미건조 맹탕이 되어버리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만난 최고의 책으로 꼽고 싶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나 생활로 옮기지는 못하는 이야기들, 인생 성공과 행복의 안내서이다. 진정 깨달은 사람들만이 실행할 수 있으리라. 절대 불편의 진리가 있을 거라 믿지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뻔한 것일게다. 한두줄로 요약하면 맹탕이 된다는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면 요약하면, 역지사지, 칭찬하라, 비난하지마라. 이게 다다.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온갖 역경을 뚫고 온 세상을 찾아 헤맨 보물이 집 앞 마당에 있었던 것처럼 소중한 것들은 물과 공기처럼 아주 가까이에 있으니까. 사소한 것부터 쉬운 것부터 생활에 적용해보자.


* 만약 어떤 영업사원이 그가 제공할 서비스나 상품이 우리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 그는 우리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크게 애쓸 필요가 없다. 그런 상품이라면 우리 스스로 살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자신이 판매의 대상이 아닌, 구매의 주체이고 싶어 한다. p71


* 타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은 인생에서 큰 고난을 겪고, 타인에게 가장 큰 상처를 준다. 인류의 모든 실패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로부터 기인한다. -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 <당신에게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What life should mean to you)> p82


* 우리는 때로 아무런 저항이나 감정의 동요 없이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남으로부터 자신이 틀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분개하며 자신의 견해를 더욱 확고히 다진다. 자신의 믿음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덤덤하다가도, 누군가 그 믿음을 빼앗으려 하면 그 신념에 대해 전에 없던 집착을 보인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분명 그 신념 자체가 아니라 위협받는 자신의 자존감이다. '내 것'이라는 간단한 말이 인간사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단어이기 때문에 이 말을 잘 생각해 보는 것이 지혜의 출발이라 하겠다.

 '내' 식사, '내' 개, '내' 집, '내' 조국, '내' 종교 등 어느 경우나 이 위력은 마찬가지다. 우리는 자신의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이 빠르거나 늦거나, 혹은 차가 낡았다는 지적에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화성에 운하가 있는지, 에픽테토스(Epictetus)라는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해열진통제인 살리신이 과연 의학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아카드 왕조의 시조라 알려진 사르곤 1세가 살았던 시기는 언제인지 등과 같은 것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틀렸다는 말을 들을 때도 화를 낸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계속해서 믿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렇게 믿어 왔던 것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 화를 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생각을 지키기 위해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인다. 그 결과 소위 논증이라고 일컫는 것은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것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논리를 찾는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 제임스 하비 로빈슨 <정신의 형성(The mind in the making>) p159


* 독일 속담 중에는 'Die reinste Freude ist die Schadenfreude.' 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 '우리는 우리가 질투하는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또는 '진짜 기뿜은 다른 사람이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느끼는 기쁨이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렇다. 당신 친구 중 누군가도 당신이 승리의 기쁨에 차 있을 때보다 문제에 부딪쳤을 때 더 만족할 것이다.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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