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꽃을 염두에 두고 카메라를 장만한 것은 아니였다.
어쩌다보니 꽃에 관심이 생겼고 가까운 곳으로 때로는 멀리 꽃을 담으러 다녔다.
산을 찾아도 정상만 바라봤지 길가에 꽃은 보이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정상은 안중에도 없고 길가에 꽃보러 산을 찾게 되었다.
그런 세월이 어언 십년이 흘렀다.
강산이 한번 바뀌는 동안 문외한의 딱지는 떼었지만 꽃을 대하는 자세도 많이 바뀌었다.
봄이 오면 겨우내 무채색에 지쳐 꽃을 기다린만큼
가장 먼저 올라오는 변산바람꽃, 노루귀를 찾아
이제는 꽃을 보고 싶은 마음보다는 산에 오르고 싶다
산을 처음 오를때는 벌 받으러 산에 왔나 싶을 정도로 힘들지만 내려올때는 상을 받은 마냥 뿌듯하다.
그래도 새봄이 왔는데 변산바람꽃은 봐야지 하는 마음에
님도 보고 뽕도 따자는 심보로 쇠뿔바위를 찾았다.
청림마을에 자리한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알현하기 위해서
서울에서도 손님들이 오시는 모양이다.
처음 가보는 장소이지만 주차장에서 카메라를 들고 몰려가는 사람들
덕에 어렵지 않게 찾긴했지만 이리저리 흩어진 발자욱에
카메라를 꺼내보지도 않았다.
혼자 산을 오르며
외로워~~ 외로워~~
노래를 불러더니
등산라벨에 덕불고 필유린
2017.3.5 부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