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의 자연 경관에 미쳐 결국 불곰에 물려 죽은 야생사진가 호시노 미치오. 그의 죽음이 남다르지 않았다면 관심의 화살이 그에게 미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사진에 취미를 붙인 후 자연스럽게 사진가들의 세계도 궁금하던 차에 EBS 지식채널을 통해서 호시노 미치오에 대한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요즘과 같은 영상물의 홍수 시대에 그의 사진 작품들이 특별하게 눈길을 사로잡은 건 아니였지만, 19살의 나이에 생면부지의 알래스카를 사진집으로 접한 후 정확하지도 않은 알래스카 마을의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는 발상.. 그 열정이 부러웠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 않을 책이라고 판단하고 오랜만에 구입해서 읽은 책이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뽐내지 않는 거친 자연과도 같은 글솜씨 또한 부럽다. 책을 접하다보면 이제까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생각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 개발에 밀려 사라져가는 알래스카의 자연을 담는 사진 작가답게 '몇십 년만 더 일찍 태어났더라면.' 하고 생각을 하는데, 이제까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바람보다는 죽기 전 며칠은 백년 후나 그 후의 어느 때를 살아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아보기 했지만. 도대체 문명의 끝은 어디까지 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에서 그런 바람을 가져보았다. 어차피 모든게 다 불가능할테지만.
몇년 후 자신의 비참한 죽음을 모르는 미치오는 알래스카로 초대의 편지를 보내준 친구가 알콜 중독이 되어가는 걸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그의 죽음이 안타깝지만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다간 그의 인생은 행복했을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제대로 미치는 것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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