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많은 부분 공감되는 책. 그동안 불가지론자였지만 무신론자가 변해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종교 무용론자(無用論者) 될 지도 모르겠다.
종교적인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 더 다행스러운건 종교적인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
* 로버트 퍼시그의 견해를 따르고 싶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p14
* 이길 수 없다면 그쪽으로 붙어라 p54
* 배리골드워터(Barry Goldwater) 상원의원이 1981년에 한 말 (중략) 종교 신앙만큼 사람들이 확고부동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나 하느님이나 알라 등 무엇으로 부르든, 논쟁할 때 동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우군은 바로 이 지고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모든 강력한 무기가 그렇듯이, 신의 이름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합니다. 이 땅 전역에서 세를 넓히고 있는 각종 종파들은 그들의 종교적 영향력을 지혜롭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정부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100퍼센트 따르라고 강요하려 합니다. 당신이 특정한 윤리적 현안에 이런 종교 집단들과 다른 견해를 지닌다면, 그들은 불만을 터뜨리면서 당신에게 재산도, 표도 잃을 것이라고 위협합니다. 솔직히 나는 시민인 내게 도덕적인 사람이 되려면 A, B, C, D를 믿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 나라의 정치적 설교자들이 지겹고 신물 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아는 것일까요? 그리고 자신들의 도덕적 믿음을 내게 강요할 권리가 있다는 가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그리고 입법자로서 상원에서 기명 투표를 할 때마다 내 표를 통제할 권리를 신이 자신들에게 부여했다고 생각하는 모든 종교 집단들의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는 데 더욱더 화가 납니다. 나는 오늘 그들에게 경고합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도덕적 확신을 보수주의라는 이름하에 모든 미국인들에게 강요하려 한다면, 나는 사사건건 그들과 맞서 싸울 것입니다. p64
* 신은 명사보다 부사를 사랑한다 p71
* 불가지론이라는 용어의 창시자인 토머스 헨리 헉슬리(Thomas Henry Huxley) p78
* 카를 융(Carl Jung)의 말을 빌리면, "나는 믿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이다." p81
* 버트런드 러셀의 찻주전자 우화가 그 방법을 제대로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수용된 독단적 견해는 독단론자들이 아닌 회의론자들이 반증해야 하는 것처럼 말한다. 물론 그것은 잘못이다. 내가 지구와 화성 사이에 타원형 궤도를 따라 태양을 도는 중국 찻주전자가 하나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 찻주전자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다는 단서를 신중하게 덧붙인다면, 아무도 내 주장을 반증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내 주장이 반증 될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을 의심하는 것은 인간 이성에 대한 용납하기 어려운 억측이라고까지 내가 말한다면 그건 헛소리로 여겨져야 옳다. 하지만 그런 찻주전자가 존재한다고 옛 서적에 명확히 나와 있고, 일요일마다 그를 신성한 진리라고 가르치며, 학교에서도 그를 아이들의 정신에 주입시킨다면, 그 존재를 선뜻 믿지 못하는 것은 괴짜라는 표시가 될 것이고, 이를 의심하는 자는 계몽시대의 정신과의사나 그 이전의 종교 재판관의 이목을 끌게 될 것이다. p83
* '기도하다'라는 동사에 대한 앰브로즈 비어스(Ambrose Bierce)의 재치 만점의 정의를 떠올려보자. "지극히 부당하게 한 명의 청원자를 위해서 우주의 법칙들을 무효화하라고 요구하는 것." p97
* 논리학자들은 전능과 전지가 상호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 신이 전지하다면, 그는 자신이 전능을 발휘하여 역사의 경로에 개입하여 어떻게 바꿀지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가 개입하겠다고 이미 마음먹은 것을 바꿀 수 없다는 의미며, 따라서 그가 전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카렌 오언스는 이 기발한 역설을 재치 있는 시에 담아냈다.
전지한 신,
미래를 아는 신은 알 수 있을까?
전능함이
미래에 자신의 마음을 바꾸리라는 것을. p124
* 버트런드 러셀은 자신이 죽어서 신 앞에 섰을 때 신이 왜 자신을 믿지 않았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 "신이여, 증거가 불충분했습니다. 증거가요." 신은 비겁하게 내기로 양다리를 걸친 파스칼보다 용기 있는 회의주의를 내세운 러셀을 훨씬 더 존중하지 않을까? p165
* 당신은 신이 정직한 회의주의보다 부정직하게 날조한 신앙을 더 높이 산다는 쪽에 걸겠는가? p166
* 내가 강력히 추천하는 책 <과학은 신을 발견했는가?>를 쓴 빅터 스텡거와 내가 이끼는 과학서인 <다시 찾은 창조>를 쓴 피터 앳킨스 p184
* 종교가 미치는 진정으로 나쁜 효과 중 하나는 "몰이해에 만족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친다는 점이다. p196
* 우리 모두가 무생물을 행위자로 인격화하는 심리적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톰슨에 따르면, 우리는 강도를 그림자로 착각하기보다는 그림자를 강도로 착각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 잘못된 긍정은 시간 낭비일 수 있다. 잘못된 부정은 치명적일 수 있다. p224
*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다. "신자가 회의주의자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은 술 취한 사람이 멀쩡한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과 별 다를 바 없다. p254
*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는 이런 말을 했다. "종교는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한다. 그것이 있든 없든, 선한 사람은 선행을 하고 나쁜 사람은 악행을 한다. 하지만 선한 사람이 악행을 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이다." 파스칼도 비슷한 말을 했다. "사람은 종교적 확신을 가졌을 때 가장 철저하고 자발적으로 악행을 저지른다." p375
* 생각해보면 특정 종교가 고문 및 처형 기구를 신성한 상징으로 채택하고, 그것을 때로 목에 걸기도 하다니 놀랍기만 하다. 레니 브루스(Lenny Bruce)는 이를 제대로 꼬집었다. "만일 예수가 20년 전에 죽었다면, 가톨릭 신자들은 목에 십자가 대신 작은 전기의자를 걸고 다닐 것이다." p379
* 신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고 싶다면, 스스로 고문당하고 처형당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그냥 용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p381
* "종교는 평민들에게는 진실로 여겨지고 현자들에게는 거짓으로 여겨지며 통치자들에게는 유용한 것으로 여겨진다."라는 세네카의 말 p418
* 철학자는 노인이 죽는 순간이 그다지 특별허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한때 그였던 아이는 오래전에 '죽었다'. 갑자기 목숨이 끊어져서가 아니라 성장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가 말한 인간의 일곱 단계들 하나하나는 다음 단계로 서서히 넘어감에 따라 '죽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노인이 마침내 숨을 거두는 순간도 그의 평생에 걸쳐 진행된 느린 '죽음들'과 다를 바 없다. (중략) 마크 트웨인이 죽음의 공포를 별 것 아니라고 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였다.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나는 태어나기 전 영겁에 걸친 세월을 죽은 채로 있었고 그 사실은 내게 일말의 고통도 준 적이 없다." p542
* 내가 죽어간다면 나는 병든 맹장을 떼어낼 때 그랬듯이 전신 마취된 상태에서 삶을 마감하고 싶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특권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불행히도 개나 고양이가 아니라 호포사피엔스의 일원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중략) 어리석게 안락사나 조력 자살에 저항해야 할 쪽은 죽음을 전이가 아니라 종말로 보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그것을 지지한다. p547
* 그녀는 오랜 세월에 걸쳐 지켜본 결과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종교인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p548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 - 나쓰메 소세키 (0) | 2012.07.08 |
---|---|
우파니샤드 - 이재숙 (0) | 2012.07.06 |
연어 - 안도현 (0) | 2012.06.21 |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 박범신 (0) | 2012.06.12 |
겨울날의 초상 - 김영현 (0) | 2012.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