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 미래로 가는 길은 오히려 오래된 과거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연과의 조화와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라다크의 오래된 삶의 방식에서 바로 오염과 낭비가 없는 비산업주의적 사회 발전의 길을 생각
* 엄밀한 의미에서 대등한 비교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교나 차이는 원천적으로 비대칭적입니다.
* 우(宇)는 물론 공간 개념입니다. 상하사방(上下四方)이 있는 유한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갖습니다. 주(宙)는 고금왕래(古今往來)의 의미입니다. 시간적 개념입니다.
* 화해(和諧)의 사상. 화(和)는 쌀(禾)을 함께 먹는(口) 공동체의 의미이며, 해(諧)는 모든 사람(皆)들이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言) 민주주의의 의미
*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신목자필탄관 신욕자필진의)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의 먼지를 떤 다음 갓을 쓰는 법이며 몸을 씻은 사람은 옷의 먼지를 떤 다음 옷을 입는 법
*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 생각한다는 것은 바다로부터 물을 깉는 것.
* 석과불식(碩果不食) - 씨 과실은 먹히지 않는다.
* 과거의 담론을 현대의 가치 의식으로 재단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지요.
* 시간은 실재의 변화가 걸치는 옷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 전문성은 대체로 노예 신분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였습니다. 귀족은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육예(六藝)를 두루 익혀야 하는 것입니다.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를 모두 익혀야 했지요.
* 처벌받는 사람은 법을 어긴 사람이 아니라 다만 운이 나쁜 사람인 것이지요. 사카구치 안고의 [타락론] - 집단적 타락 증후군
* '아름다움'이란 우리말의 뜻은 '알 만하다'는 숙지성(熟知性)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름다움'의 반대가 아름다움입니다. 오래되고, 잘 아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새로운 것, 잘 모르는 것이 아름다움이 되고 있습니다.
* 어떤 대상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과의 차이에 대한 인식입니다. 정체성(identity) 역시 결과적으로 타자와의 차이를 부각시킴으로써 비로소 드러나는 것입니다. 데리다J. Derrida의 표현에 의하면 관계 맺기와 차이 짓기, 즉 디페랑스differance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옛말에 쉰살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은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신(信)은 그 글자의 구성에서 보듯이 '인(人)+언(言)'의 회의(會意)로서 그 말을 신뢰함을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애정 없는 타자와 관계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 지(知)는 지인(知人)이라는 의미를 칼같이 읽는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회는 무지(無知)한 사회입니다.
* '전(田)+심(心)'입니다. 밭의 마음입니다. 밭의 마음이 곧 사(思)입니다. 밭이란 노동하는 곳입니다. 실천의 현장입니다.
*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탓하는 것이 이를테면 존재론적 사고라고 한다면, 관계론적 사고는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는 것(不患人之不知己 患不知人也)이라 할 것입니다.
* 나라에 도가 있으면 빈천이 수치요,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귀가 수치이다. (邦有道 貧且賤焉恥也 邦無道 富且貴焉恥也) -태백
* 세상 사람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공을 숨기고 겸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욕심이 없어야 겸손할 수 있으며 욕심이 없어야 지혜가 밝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 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자공문왈 향인개호지 하여 자왈 미가야)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 [子路]
*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관계를 '당구공과 당구공의 만남'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짧은 만남 그리고 한 점에서의 만남입니다. 만남이라고 하기 어려운 만남입니다. 부딪침입니다.
-> 문득 영화 Crash 생각
* 오늘날 행복의 조건 즉 樂의 조건은 기본적으로 獨樂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고 '이는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이 칼이 죽인 것이다'
* 측은해 하는 마음은 仁의 싹이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義의 싹이며, 사양하는 마은은 禮의 싹이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知의 싹이다.
* 반구제기(反求諸己) - 일상생활의 크고 작은 실패에 직면하여 그 실패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외부에서 찾는가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이것은 모든 운동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가 아니면 내부에서 찾는가 하는 세계관의 차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세계는 끊임없는 운동의 실체이며, 그 운동의 원인이 내부에 있다는 것은 세계에 대한 철학적 인식 문제입니다. 반대로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결국 초월적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 군자가 禽獸를 대함에 있어서 그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나서는 그 죽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고, 그 비명 소리를 듣고 나서는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합니다. 군자가 푸줏간을 멀리하는 까닭이 이 때문입니다.
* 日月有明 容光必照焉
流水之爲物也 不盈科不行
일월의 밝은 빛은 작은 틈새도 남김없이 비추는 법이며,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법이다.
* 하늘이 내린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은 피할 길이 없구나
* 자연이란 문명에 대한 야만의 개념이 아님은 물론이고 산천과 같은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노자의 자연은 天地人의 근원적 질서를 의미하는 가장 큰 범주의 개념입니다.
* 자연을 카오스로 인식하는 여타 제자백가들과는 반대로 자연을 최고의 질서 즉 코스모스로 인식합니다.
*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하고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 법
*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지만 노자의 경우 이것은 폭력적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어는 존재가 거주할 진정한 집이 못 되는 것이지요.
* 거짓이란 글자는 여러분도 잘 알고 있듯이 위僞입니다. 위僞는 인人+위爲입니다. 거짓의 근본적인 의미는 인위입니다. 인간의 개입입니다. 크게 보면 인간의 개입 그 자체가 거짓입니다. 자연을 속이는 것이지요.
* '소비가 미덕'이라는 자본주의 경제학의 공리입니다. 절약이 미덕이 아니고 소비가 미덕이라니. 끝없는 확대 재생산과 대량 소비의 악순환이 자본 운동의 본질입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속성입니다.
자본주의 경제는 당연히 욕망 그 자체를 양산해내는 체제입니다. 욕망을 자극하고 갈증을 키우는 시스템이 바로 자본즈의 체계입니다.
*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이 '바다'입니다. 바다가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낮기 때문에 바다는 모든 물을 다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그 이름이 '바다'입니다.
*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 길다고 그것을 여분으로 여기지 않고 짧다고 그것을 부족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이것이 자연이며 도의 세계입니다.
*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자연을 피하려는 둔천遁天의 형벌이다. 천인합일의 도를 얻음으로써 천제天帝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 못하다.
* 장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물의 필연성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즉 道의 깨달음이 아니라 그것과의 合一입니다.
* 최근 여론조사 전화가 부쩍 많이 걸려옵니다. 그런데 참으로 황당한 것은 기계와 기계가 서로 응답하고 있는 것이었어요. 옆에서 보자니 가관이었어요. 이미 녹음된 질문이 질문을 하고 답변하는 쪽도 응답기가 돌아가는 것이지요. 기계와 기계가 서로 상대방을 고려하는 법 없이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어요.
* 기계보다는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효율성보다는 깨달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복원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절망적인 것은 우리의 현실이 그러한 반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이 길을 모른다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길을 모르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길을 모른다면 고생만 하고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다. 길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온 천하가 길을 모르는 상태이다. 우리에게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달성할 수 없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 자기를 기준으로 남에게 잣대를 갖다 대는 한 자기반성은 불가능합니다.
* 감추어진 것을 알아내는 것이 聖입니다.
남보다 먼저 들어가는 것이 勇입니다.
늦게 나오는 것이 義이며,
도둑질해도 되는가 안 되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知입니다.
도둑질한 물건을 고르게 나누는 것이 仁입니다.
* 유가가 모델로 삼고 있는 周나라의 계급 사회가 아닌 夏나라의 공동체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나쁜 평화가 없듯이 좋은 전쟁 또한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드러내놓고 싸우는 사람은 알아준다.
* 미리 아궁이를 고치고 굴뚝을 세워 화재를 예방한 사람의 공로는 알아주지 않고, 수염을 그을리고 옷섶을 태우면서 요란하게 불을 끈 사람은 그 공을 칭찬하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 셈이지요.
* 우리가 본성을 선악 판단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얼마나 저급한 논의인가를 반성하자.
* 묵자는 인간 본성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백지와 같은 것입니다. 묵자는 소염론所染論에서 인간의 본성은 물드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 화엄이란 잡화엄식雜華嚴飾에서 나온 말
* 테러란 기본적으로 거대 폭력에 대한 저항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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