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MBC에서 책읽기 운동을 펼친 적이 있었다. 그만큼 요새 사람들이 책을 안 봐서 그러는 거겠죠.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선정된 도서를 몇권 샀었다. 느낌표를 통해서 알게 된 책이다. 대개의 경우 한 번 읽기도 힘든데 두 번 이상 읽은 책은 교과서를 제외하고는 손으로 꼽을 것이다. 요새 집에서 문화생활을 즐길거리가 없다. 텔레비젼과 컴퓨터가 없는 생활을 몇달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에 손이 간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두 번이나 읽은 책 중에 하나가 되었다.
언젠가 편지와 일기의 차이에 대한 글을 읽은 기억이 있다. 아마 상대방의 유무에 따라 글쓴이의 사회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대한 멋스러운 글이 였던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책은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이다. 요새처럼 애 키우기 힘든 사회에서 거의 하나만 낳는 풍토 아래에서는 일기형식의 글이 되었을까? 그런 궁금증은 감옥에서는 자기 글을 써서 가져나갈 수 없으므로 편지형식으로 기록해서 밖으로 내보낸다고 하니. 다른 상대방을 찾아서 보내야만 했겠구나 싶다.
교도소를 단 한번도 구경해 본적도 없는 나로선 숨 돌릴 겨를도 없는 현대 도시 생활에서 잠시 숨도 돌리고 삶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도 해볼 수 있는 경험해볼만한 공간이라도 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다. 그만큼 글쓴이의 삶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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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 둘러봐도 먹거리, 찻거리, 볼거리, 공부거리가 지천에 널려 있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 오늘 비디오를 보면서 영화로도 얼마든지 고문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 이번 '리오 환경회의'에서 심각한 환경공해 중 하나인 홍콩 영화를 다루지 않았는가 모르겠다.
* 화려하게 뽐내는 것보다 수줍은 듯 단정하게 피어 있는 꽃에 더 눈길이 가는 걸
*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일지라도 그것과 자신을 일체화시켜 즐기다 보면 소음이 아니라 음악으로 들린다.
* 지금 우리 인간들의 어리석음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지구 위의 생물들을 멸종시켜 가면서 엉뚱하게도 다른 혹성에서 생물을 발견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 만약 내가 특수한 영적 능력이 있다면 식물이 지능과 감정을 가진 생물체라는 사실을 밝힐 수 있을 텐데....
* 작은 규모의 담벼락이나 정원석을 수놓을 한해살이 관산덩굴로는 역시 벌레 끼지 않고 상큼한 닭의 덩굴이 좋은 것 같다. 돌콩 덩굴도 권장할 만하다.
*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의 양수는 오줌과 성분이 거의 같다는 군. 아기는 그 안에서 양수를 먹고 그것을 오줌으로 배출하고는 또 먹고 하면서 열 달을 자란다는 거지.
* 여뀌는 잎에 매운 맛이 있어 생선회를 먹을 때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 화개반 주미취(花開半 酒微醉)
책속) 꽃은 반쯤 피었을 때가 보기 좋고, 술은 약간 취했을 때가 기분이 좋다.
* '돌' 자가 붙은 대부분의 식물이 그렇듯이 돌콩은 지금 우리가 먹는 콩의 원조
* 요소를 분리해서 자기가 필요한 것만 골라 먹겠다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대단히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격이다.
*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사물이 어떠해야 된다는 생각에 매달리기 보다 그들은 복되게도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내가 무슨 도덕 선생처럼 아이들의 행위를 일일이 지적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못 본 척 살자니 속이 불편하고, 그러자니 자연히 사람들을 외면하고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야. 이에 대한 지금까지 나의 처방은 "힘들지만 부딪쳐서 정면 대응하자." 는 것이었다. 하지만 라다크인들의 대응방식이 훨씬 차원이 높은 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구나.
* 농업을 상업주의에서 해방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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