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의 종말(Beyond Beef)
주문한 책이 도착하여 손에 집어드는 순간 나도 모르게 '이런 제기랄' 이라는 말이 나왔다. '시공사'라니. 전대갈의 아들내미가 운영하는 출판사의 책을 구입할 줄이야. 다음부터는 좀 더 신경써야겠다.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라 방심한게 문제였다.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는 도시인들이면 마음이 있어도 할 수가 없다. 사회적으로 채식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의 수는 늘었지만, 아직도 사회적 배려는 미약한 수준이다. 그리고 초면의 타인에게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소개하면 왠지 까칠한 느낌을 주게된다. 원만하지 못한 사람처럼 보는 타인들의 시선이 따갑다. 그런 악조건을 무릅쓰고 채식에 대한 결심이 섰다면 일단 적색육류를 먹더라도 구워먹지 않고 삶아 먹는 것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을테니까.
또 하나의 큰 편견은 사람들은 육식을 하지 않으면 영양균형이 흐트러질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 육식을 하지 않는 스님들이 일반인들보다 평균 수명이 짧거나 신체적으로 약하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백인들의 아메리카 정복에 대한 부분은 소를 인간으로, 특히 백인으로 바뀌어서 읽어도 별로 이상할게 없다. 버팔로를 말살하고 그 자리를 소가 점령하였듯 인디언을 학살하고 백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으니까. 잔학무도한 인간. 인류 최대의 홀로코스트는 백인의 아메리카 점령의 역사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영향이 종교적인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야훼를 믿는 사람들이 더 잔인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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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가장 기본적인 충동에 대해 언제나 애증의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 아나톨 프랑스(Anatole France)의 소설 [현대사](Histoire Comtemporaine)의 주인공 M. 베르제레는 우리 존재의 밑바닥을 형성하고 있는 현실에 비통해 한다.
유기체적 생명을 차라리 우리의 볼품없는 행성의 특유한 질병으로 간주하고 싶다. 무한한 우주에 오직 먹고 먹히는 과정밖에 없다는 생각을 도저히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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