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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한알 속의 우주 / 장일순 / 녹색평론사

無不爲自然 2022. 3. 9. 18:56

 문학의 숲에서 출판한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이라는 책이 있다. 법정 스님이 추천한 책을 소개해 놓은 책이다.  그중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과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이 책 [나락 한알 속의 우주]도 그중에 하나이다. 

 추천서가 대략 50권 정도인데 다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읽은 책이 열권이 넘어가니 어떤 공통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글쓴이의 대부분이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주의자이며 범신론적인 사상을 가진 인물들이다. 물아일체의 경지를 강조하며 법정 스님의 사상인 [무소유]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무위당 장일순는 도농 유기농산물 직거래 '한살림'을 창립한 사람으로 가톨릭에 몸 담고 있으면서도 천도교나 노장사상에도 심취했다. 과도한 경쟁과 효율만 따지는 자본주의로 말미암아 낭비와 파괴를 수반하는 경제 산업 발전 지상주의를 다시 돌아보라 충고한다. 우리는 바벨탑의 교훈을 벌써 잊었다. 하늘에 닿을 수 있는 탑을 만들고자 하는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GDP가 매년 증가할 수 있다는 망상과 무엇이 다른가? 하늘의 불벼락은 한번 맞은 것으로 족하지 않는가. 먹고살만하면 그만 자족할 줄도 알아야 할 텐데.

 

* 여름에는 큰일을 치르면 떡이나 모든 음식이 하루면 쉬지요. 상해야한단 말이죠. 우리가 오늘날 먹고사는 건 벌레도 안 먹는 걸 먹는단 말이죠. p37

- 역설이긴 한데, 벌레도 안 먹는 음식을 요즘은 안 먹는 사람이 없죠. 그래서 한살림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