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자서전(나의 진리실험 이야기) - 함석헌 옮김
간디자서전
서시(序詩)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전국민의 애독시 윤동주의 서시 전문이다. 시를 읽으며 시 속의 자아와 같은 구도자의 길을 한 번쯤 꿈꿔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러한 길을 꿈만 꾸지 않고 몸소 실천한 이가 간디다. 간디의 자서전은 자서전이라기 보다는 참회록에 가깝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중에 취미에 대한 글이 있다. 그분의 취미는 인내라고 적은걸 보고 그런 것도 취미가 될 수 있구나하며 감탄했었다. 그런데 간디는 인내와 겸손과 절제와 관용과 검소한 생활의 달인이다.
미국의 작가 E.B화이트는 소로우의 월든을 대학생들에게 졸업장 대신 한 권씩 주어야 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간디의 자서전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에게 졸업장 대신 주어 널리 읽혀야 할 것이다. 한세기에 간디와 같은 지도자가 한 분씩이라도 나타난다면 이 세상은 훨씬 살맛나는 세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진리를 실험하며 구도자의 삶을 산 우리 시대의 부처이자 예수가 바로 간디일 것이다. 그의 종교의 교리는 아힘사와 브라마차리아와 사티아그라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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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먹는 것은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하는 것 p121
* 참맛은 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 p122
* 술은 사람을 미치게 하지만 담배는 사람의 지성을 흐리게 해 공중에 누각을 짓게 한다. p147
* 만일 그것이 모든 기독교인이 고백하는 기독교적 신앙이라면 나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나는 내 죄의 결과에서 속죄받기를 원치 않습니다. 나는 죄 그 자체에서 속죄되기를, 또는 죄의식에서 속죄되기를 원합니다. p201
* 법률인의 진정한 역할은 서로 갈라선 양쪽을 화합시키는 데 있다 p212
* 진리는 굳을 때는 금강석 같으면서도 또 연할 때는 꽃 같은 것이다. p228
* 분명하게 기록된 장부 없이 진실을 깨끗이 지키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p232
* 관용과 사랑과 참이 있을 때는 서로의 차이가 있어도 유익하다. p240
* 영구기금이란 그 속에 그 기관의 도덕적 타락의 씨가 들어 있다. p287
* 구원을 얻고자 하는 자는 관리인처럼 행해야 한다. 그는 막대한 재산을 관리하면서도 피천 한 푼도 제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p367
* 구도자에게는 양으로나 질로나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생각과 말을 절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대로 필요하다. p377
* 어떤 사람과 그가 하는 행위는 서로 별개의 것이다. 선한 행실은 칭찬을 받아야 하고 악한 행실은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그같은 행실을 한 사람은 선하건 악하건 언제나 그 경위대로 존경을 받든지 그렇지 않으면 불쌍히 여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죄를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마라" 하는 교훈은 말은 대단히 쉬우나 실행은 참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증옥의 독이 세상에 판을 친다. 이 아힘사야말로 진리 탐구의 기초다. 아힘사를 기초로 삼지 않는 한 탐구는 허사라는 것을 나는 날마다 깨닫고 있다.
제도에 반항하고 공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제도를 만든 사람에게 반항하거나 공격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반항하고 공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 같은 붓으로 먹칠이 된 것들이요, 그러면서 같은 창조주의 자녀들이요, 그렇기 때문에 또 우리 속에 있는 거룩한 능력도 무한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을 업신여김은 그 거룩한 능력들을 업신여김이요, 그렇기 때문에 그 한 몸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더불어 온 세계를 해치는 일이다. p380
* 애욕의 지배를 받는 사람은 말로는 진실할 수 있겠지만, 절대로 진리를 발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진리 탐구에 성공하려면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이런 따위의 이원적인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p459
*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관리들은 3등 승객을 같은 동포로 보지 않고, 양떼나 다름 없는 것으로 알았다. p498
* 종교 문제에서는 신앙은 각기 다른 것이고, 각자의 신앙은 그 사람에게는 최고의 것이다. 만일 모든 사람이 모든 문제에서 신앙이 일치한다면 세계에 종교는 오직 하나뿐일 것이다. p572
* 잠들지 않은 사람을 깨울 수는 없는 일이다. 자는 척하고 있는 사람인 경우라면 아무리 깨우려 애를 써도 소용이 없다. 그것이 바로 정부의 태도다. p590
* 생명 가진 모든 것을 평등하게 대하는 것은 자기 정화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기 정화가 없으면서 아힘사의 법칙을 지킨다는 것은 허망한 꿈일 뿐이다. 혼이 정결하지 못한 사람은 하나님을 실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기 정화는 생활의 모든 행동의 정화를 뜻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정화란 잘 옮겨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정화는 필연적으로 자기의 환경 정화에까지 가고야 만다. p641
간디(1869~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