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調

내 노동으로 - 신동문

無不爲自然 2013. 1. 10. 20:01

내 노동으로

 

내 노동으로

오늘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들은

다 무엇인가.

그 눈물을 달래던

내 어릿광대 표정은

다 무엇인가.

이 야위고 흰

손가락은

다 무엇인가.

제 맛도 모르면서

밤 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더 살고도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미련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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