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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無不爲自然 2012. 11. 19. 22:49

구도자가 만난 구도자 - 싯다르타

 

 

 평생을 방랑하며 길을 찾아 헤맨 헤세. 과연 그는 찾았을까? 누가 알것인가? 제기랄.

 노자중 물을 중요하게 여긴 상선약수(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워낙에 유명한 말이라 다들 알고 있겠지만 출처가 되는 노자의 도덕경 8장을 음미해보자.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상선약수. 수선이만물이부쟁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夫唯不爭  故無尤  부유부쟁, 고무우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며 다투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땅에 머물기를 좋아하고, 그윽한 마음씨를 지녔으며, 남에게는 어질게 대하며, 말을 할때는 진실하고, 다스림에 있어서는 올바르고, 일을 할때는 능력이 있고, 움직일 때는 때를 안다.

 오로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어라.

 

 싯다르타가 깨달음에 이르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것은 강물[水]이였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유복한 바라문의 가정에서 태어난 싯다르타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이지만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못하다. 집을 떠날 결심을 하고 친구 고빈다와 함께 사문 생활을 시작한다. 사문 생활을 통하여 모든 고통과 번뇌로부터 초탈하게 되지만 결국 자아와 시간의 속박으로부터 빠져 나오지 못한다. 그러다 고타마의 소문을 듣게 되고 그의 설법을 듣게 되나 깨달음은 가르침으로 전달될 수 없음을 알고 또다시 길을 떠난다. 속세로 들어온 싯타르타는 카말라로 부터 육체적 사랑을 카마스와미에게서 재산과 권력을 배운다. 그러나 그 속에 윤회의 고통만이 있음을 깨닫고 뱃사공 바주데바의 조수로 들어간다.

 

 * '너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그는 혼잣말을 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렇게 혼잣말을 할 때 그의 시선은 강물 쪽을 향하였는데, 강물 역시 밑으로 내려가고 있는 것을, 언제나 밑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노래 부르고 흥겨워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p 140

 

*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비밀을 강물로부터 배웠습니까? (중략) 강물은 어디에서나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강의 원천에서나, 강 어귀에서나, 폭포에서나, 나루터에서나, 시냇물의 여울에서나, 바다에서나, 산에서나, 도처에서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강에는 현재만이 있을 뿐, 과거라는 그림자도, 미래라는 그림자도 없다, (중략) 나의 인생도 한 줄기 강물이었습니다. 소년 싯다르타는 장년 싯다르타와 노년 싯다르타로부터 단지 그림자에 의하여 분리되어 있을 뿐, 진짜 현실에 의하여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p157

 

 그곳에서 싯다르타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다.

 

 동서양의 소위 교양도서라고 권해지는 책들을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전하는 메세지들은 '현세에 집착하지 마라.' '돈에 집착하지 마라.'고 가르친다. (이런 것밖에 건지지 못하는 나의 통찰력이 아쉽지만)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왜 그런걸까? 누가 알것인가?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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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양떼 사이에 있는 그저 순하고 미련한 한 마리의 양 p13

 

* 알려고 하는 의지와 배움보다 더 사악한 앎의 적은 없다. p35

 

* 그의 모습에서는, 무언가를 구하는 흔적도, 무언가를 욕망하는 흔적도, 무언가를 모방하는 흔적도, 무언가를 위해 애쓰는 흔적도 전혀 엿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빛과 평화만이 엿보였다. p47

 

* 나는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나 자신에 대하여, 싯다르타에 대하여 가장 적게 알고 있지 않은가 (중략) 그것은 한 가지 원인, 딱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나를 너무 두려워하였으며, 나는 나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p61

 

* 외부의 명령이 아니라 오로지 그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것, 이처럼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일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는 것, 그것은 좋은 일이였으며,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p75

 

* 덧없는 것은 빨리도 바뀌는 법 p137

 

* 지혜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네. 지혜란 아무리 현인이 전달하더라도 일단 전달되면 언제나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리는 법이야 (중략)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p206

 

* 한 인간이나 한 행위가 전적인 윤회나 전적인 열반인 경우란 결코 없으며, 한 인간이 온통 신성하거나 온통 죄악으로 가득 차 있는 경우란 결코 없네. 그런데도 그렇게 보이는 까닭은 우리가 시간을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네. 시간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네. p207

 

* 사물이 가상이든 아니든 그것은 별 문제가 안 돼. 만약 그 사물들이 가상이라면, 그렇다면 나 역시 사실 가상적 존재인 셈이지. p213

 

* 나는 그 분의 위대성이 그 분의 말씀, 그 분의 사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 분의 행위, 그 분의 삶에 있다고 생각해 p215

 

 

 

Hermann Hesse (1877~1962)

1915 크놀프, 크놀프 삶의 세 가지 이야기 출간

1919 데미안, 한 젊음의 이야기 출간

1922 싯다르타 출간

1927 황야의 이리 출간

1930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출간

1943 유리알 유희 출간

1946 노벨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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