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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 / 효형출판

無不爲自然 2021. 2. 16. 20:44

 동물행동학자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의 이야기.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바라본 우리 인간 사회의 문제점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말하고 있다. 평소에 몰랐던 동물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던 반면 인간 사회의 이야기는 신문지상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지루했다. 기생충에 지배당한 동물들 이야기는 도킨슨이 말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의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는 말만큼이나 충격적이다. 기생충에 감염된 달팽이는 갈매기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갈매기들이 보기 쉬운 바위 위를 일부러 기어오른다. 또한 기생충에 감염된 개미는 소의 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평소에는 풀숲 사이로 다니지만 일부러 풀잎 끝으로 기어오른다. 맵시벌 애벌레에게 당하는 거미의 이야기도 놀랍다. 

 

* 우리는 동물들을 흔히 초식동물과 육식동물로 나눈다. (중략) 들에서 풀을 뜯던 소가 어느 풀잎에 진딧물이 앉아 있다고 해서 가려 먹지는 않는다. 초식동물이란 식물성 먹이를 주식으로 하는 동물일 뿐 절대로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붉은큰뿔사슴들이 풀숲에 만들어놓은 둥지 속의 새끼 새들을 넙죽넙죽 집어먹는 것을 여러 번 관찰했다. 제인 구달 박사도 초식만 하는 줄 알았던 침팬지들이 게걸스레 고기 먹는 모습을 처음으로 목격하곤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침팬지들은 사실 육식을 좋아하지만 자주 고기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과일을 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