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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의 역설 / 가나자와 사토시 / 연필

無不爲自然 2020. 12. 27. 20:44

 우리 사회 진보와 보수의 갈등의 골이 깊다. 왜 어떤 사람은 보수적이고 또 왜 어떤 사람은 진보적인가? 그 갈등의 골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에 진보주의자가 보수주의자에 비해 지능이 높다고 언급하면서 참고 문헌으로 이 책을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 그런 걸까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자연스럽다'는 말을 사용할 때는 '사람이라고 하는 종은 진화의 과정에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졌다'라는 의미다. '부자연스럽다'는 말은 '사람이라고 하는 종은 진화의 과정에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지능의 역설이라는 말은 바꿔 말하면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의 과정에서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지능의 역설의 핵심이다.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생물학적 설계를 외면하고 진화의 과정에서 뇌에 부여된 제약과 한계를 벗어나 부자연스럽고 때로는 생물학적으로는 어리석은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 p136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진화의 과정에서 자연스럽다고 느껴지지 않은 기호와 가치관을 가지기 쉽다. 사람은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보수적인 사고를 가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고로, 부자연스러운 진보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의 지능이 더 높다.

 사람의 진화는 수만 년에서 수십만 년의 세대를 거치면서 쌓인 결과이다. 수렵과 채집의 시대에서 사람의 진화는 멈춰있는 상태이므로 그 시대에 부자연스러운 일들에 능한 사람들이 지능이 높은 경향이 있다. 대신,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배우자를 만나 2세를 남기는 일)을 실패하기 쉽다. 또한, 지능이 높을수록 무신론자가 되기 쉽고, 저녁형 인간이 되기 쉽고, 동성애자가 되기 쉽고, 악기로만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지은이가 열거하는 모든 항목을 수긍하긴 어렵지만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