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산(屛風山)
위치 : 전라남도 담양군
높이 : 822m
병풍산 입구에 대방저수지가 있다.
그 옆길로 익모초가 아직은 형체를 남겨두고 있다.
대방저수지와 차도 사잇길로 소나무가 몇그루 자리잡고 있다.
대방저수지와 뒷배경의 산은 아마 어제 올랐던 삼인산인 듯하다.
외로운 산 그림자는 마을로 저수지로 내려오고~~
저 멀리 낚시하는 강태공이 보인다.
세월을 낚는지~~
초입에는 삼나무, 리기다소나무, 편백나무들이 주종을 이룬다.
물론 그외에 여러 활엽수들이 다수 있었지만 겨울인지라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 중 리기다소나무가 꿈을 꾸다가 시체들을 바닥에 늘어놓았다.
바닥뿐만이 아니라
아예 널어 놓기도 하였다.
겨울로 가는 숲길은
상록수가 제 아무리 푸르름을 품어내도 황량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리기다소나무는 소나무(적송)에 비하여 줄기가 구불거리지 않고 직선상으로 시원스럽게 자란다.
병충해에 강한 리기다소나무는 6.25이후 황폐해진 민둥산을 푸르게 가꾸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최근에는 경제적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차츰 벌목이 되고 있어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조림되다 보니 초입에는 리기다소나무가 많지만 중턱이 가까워지면 소나무가 대부분이다.
구불구불 휘돌아가는 소나무
앙상한 가지만 벌리고 있는 활엽수들도 눈에 많이 들어온다.
소나무의 줄기가 용의 비늘같다더니 틀린 비유는 아니다.
중턱에 이르러서는 소나무와 참나무의 꿈의 시체들이 사이좋게 펼쳐져있다.
오늘도 소나무 원없이 담는다.
탁 트인 전망이 보이기 시작하니 정상이 가까운 모양이다.
드디어 정상인줄 알았는데 천자봉이다.
정상까지 가느냐 마느냐 고민이다. 병풍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봉들이 줄줄이 병풍처럼 둘러쳐져있는 모양이다.
주차장에서 보았던 푯말이 천자봉2.1km 병풍산3.2km이였다는 걸 기억했다면 안 갔을것이다.
천자봉에서 바라다보이는 병풍산 정상
가까워보이진 않았지만 언제 다시 정상을 밟아보랴?
능선을 따라서 조릿대가 보인다.
조릿대 옆으로 활엽수들이 헐벗은채 즐비하다.
저게 정상인 모양이다. 철계단이 어렴풋이 보인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이런 코스의 산이 반갑지 않다.ㅜㅜ
드디어 정상에 서다.
굽이굽이 휘어져 있는 모양새가 정말 병풍이다.
너무 오랫만에 높은산에 올라서 힘들었다.
야호 하고 외쳐본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 야호하고 외쳐본다.
시간이 늦어져 오늘내로 내려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어서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정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묘지가 있다. 대단한 후손이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찾은 이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도 아니였다.
이런 이정표가 있었나? 생각보다 이정표가 별로 없다.
정상 부근의 바위
바위옆으로 아까 철계단~~
아찔하다. 올라올때는 다리에 힘도 풀리고 사진찍을 엄두도 못 냈지만
한번 경험하고나니 벌써 익숙해져버린걸까?
멀리 대방저수지도 보인다.
시간이 늦어져서 카메라를 가방에 담고 본격적으로 하산해야할 듯하다.
2011년 11월 26일 담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