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 할레드 호세이니
어찌보면 구질구질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아름답게 게다가 감동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것도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전쟁의 포화 속에 폭력적인 남편을 둔 두 여인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 요소는 별로 없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은 연을 쫓는 아이 이후 두번째 만남이다. 단순히 재미만을 제공하는 소설들은 많다. 간혹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주는 소설도 더러 있지만 그 감동이라는게 대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헤쳐 씁쓸함을 남기는 소설들이 대부분인 반면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은 재미와 함께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준다. 마지막 부분 아버지의 때늦은 참회의 편지는 감정의 샘물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올초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타밈 안사리의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를 읽었다. 할레드 호세이니도 아프가스탄계 미국인이다. 그동안 이슬람 문화권 출신의 작가들을 만나 적이 없었는데, 유독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들과의 만남은 전쟁의 결과물인건지?? 아니면 미국이 그만큼 기회의 땅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 많은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들 중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작가들이 유달리 특출날 리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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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송이 하나하나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통 받고 있는 여자의 한숨이라고 했다. p125
* 두 사람 다, 시미치를 떼고, 의무적인 질문에 형식적인 답변을 했다. p166
* 엄마는 오빠들의 삶을 보관한 박물관의 큐레이터였고 라일라는 그곳을 찾은 방문객일 뿐이었다. p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