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 - 로얼드 호프만
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The Same And Not The Same)
자칫 딱딱하기 쉬운 과학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화학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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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랜스 형의 불포화"지방은 포화 지방처럼 몸에 좋지 않은 물질이다. p53
* 에틸렌 글리콜에 중독된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은 바로 에탄올을 거의 취할 정도로 마시게 하는 것이다. 과량의 에탄올은 알코올 수소제거 효소를 독점하게 됨으로써 에틸렌 글리콜이 변환될 수 있는 길을 막아버린다. p74
* 대부분의 정제(精製) 화합물 생산과 마찬가지로 아스피린 생산도 원유의 정유과정에서 얻어지는 물질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바로 문제이다. 이제는 쉽게 없어지지 않을 원료에서 복잡한 구조를 가진 물질을 생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게 되었다. p143
* 나는 예술, 과학, 상업, 육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활동에서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구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굳게 믿는다. 결국 과학자들도 이런 나의 주장을 환영할 것이다.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구별은 원천적으로 애매한 것이고 사실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서로 혼합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내 경험에 의하면 자신의 일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본 예술가는 비자연적인 것을 예술과 과학에서 공통된 창조적 고리로 평가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음악의 시론(詩論) Poetics of Music]을 썼던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주장을 했다. 그는 자연적인 소리가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나, 음악은 자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p160
* 멀지 않은 장래에 모든 키랄성 의약품은 한 가지의 이성질체만으로 판매될 것이다. p190
* 성장한 토끼의 간에서는 키니네(kinine)의 분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만 태아 상태의 토끼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실험으로 규명했었다. p191
* 세상에 나쁜 분자는 없고 다만 부주의함이 있을 뿐이며, 악인도 없고 다만 인간이 있을 뿐이다. p196
* 포퍼 학파의 철학자들은 어떤 이론에 대해서 얼마나 쉽게 틀린점을 증명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그 이론의 등급을 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틀렸음을 증명할 수 없는 또는 시험할 수 없는 이론은 좋은 이론이 아니기 때문에 포기해도 좋다고 했다. p208
* 우리는 왜 그런지는 몰라도 정당한 일이라도 옳지 않은 이유 때문에 하는 것은 올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말은 T.S 엘리엇의 [대성당에서의 살인 Murder in the Cathedral]에서 인용했다. p211
* 현대의 기술을 거부하는 사람이 현대의 화학집약적 농업이나 의약치료에 반대하는 주장을 할 때에는 인간에 대한 가장 단순한 의미의 동정심도 없는 것 같아서 화가 나고 맥박이 빨라지게 된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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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자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자세히 조사했던 유투나(euthuna)가 바로 그런 것이다. 옛날에나 지금에나 멋진 생각이고, 공직에 있으면서 이익을 챙겼거나 축재를 했던 사람들을 찾아내는 통상적인 절차가 된다면 좋을 것이다. p308
* 아름다움은 분명히 대칭과 비대칭이 서로 겨루고 있는 경계에 존재한다. p341
* 해칠 능력이 있으면서도 선을 추구한 존재였다. 마치 화학과 같이 p355
->마지막 구절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화학의 세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듯.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살림살이가 나아진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행복해졌는지 모를 일이다. 인간의 수명이 끝없이 연장되는 것도 과연 축복이기만 할까하는 의문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