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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후예 - 황순원

無不爲自然 2012. 2. 7. 13:04

 


카인의 후예

저자
황순원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06-02-01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일제말의 수탈과 분단의 슬픔에 이르기까지 민족적 비극과 싸워야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소설가가 집필을 할 적에 처음 고민이 서두를 어떻게 끄집어낼까? 하는 거라면 마지막 고민은 제목을 어떻게 붙일까? 하는 것일게다. 잘 모르지만. 아무튼 유독 제목을 잘 지어내는 거 같다. 그러고보니 책 말미의 작품목록중 발표시 원제와 단행본 간행시?의 제목이 다른 것들이 꽤 있는거 보니 제목을 짓는데 있어 신경을 많이 쓴 듯도 해보인다.

 카인의 후예는 1953년 <문예>지에 연재되다가 폐간됨에 따라 1954년 단행본으로 발표된 황순원의 대표적 장편소설이다. 

 카인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인물로 아담과 이브의 맏아들로 동생 아벨을 죽인 최초의 살인자이다. 농부 였던 카인은 야훼가 목동인 아벨의 제물을 더 기쁘게 맞자 시기질투하여 동생을 죽이고 추방 당한다. 

 등장인물중 도섭영감이라고 기회주의자의 전형으로 그려지는 인물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도섭은 순우리말 뜻으로 '도섭 - 주책없이 능청맞고 수선스럽게 변덕을 부리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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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즈음 훈은 가끔 이런 일이 있었다. 정신이 들어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좀 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딴판인 짓을 하고 있곤 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자기는 뒷산에 올라가려고 나선 것인데 이렇게 농머리로 나오고 있었다. p60

* 훈은 비 머금은 검고 무거운 하늘이 그대로 가슴을 내리누르는 듯함을 느꼈다. p95

* 버들개지들을 일자로 세워놓고 구들바닥을 두들겼다. 버들개지들이 별로 움직이는 기색이 뵈지 않았다. 딱딱한 장판이라 그런 모양이다.

 어려서 장난할 때는 버들개지들이 잘도 경주를 해주었다. 삿자리에 놓고 두드리면 꼭 무슨 복슬강아지들처럼 털을 보르르 떨면서 달리는 것이었다. 열심히 옆으로만 달리는 놈도 있었다. 삿꼬챙이에 걸려 댁실댁실 구르는 놈도 있었다. 여간 재미가 있지 않았다. p96

* 가슴 한가운데가 두 쪽으로 갈라지는 듯한, 그리고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크게 두 갈래로 갈라지는 듯함을 느낀 것도 이 때문인 것이었다. p174

 

황순원(1915~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