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調

마른 잎 혼자 밟으며 - 양성우

無不爲自然 2011. 12. 12. 10:25

마른 잎 혼자 밟으며                        - 양성우 -

 

우수수 잎 지는 숲길을 간다.

이 찬바람이 쓸쓸함을 몰고 오는 것을

모른 척하기에는

이미 내 상처가 너무 깊다.

한 세월 티 없이 마음을 나눈 사람들은

다 떠났느냐?

누구나 지극한 믿음이 없이는

어느 작은 사랑도 이루지 못한다.

저 가을 나뭇잎들이 그 자리에 또다시

피어나기 위해서 떨어지는 것과는 달리,

사람은 한번 헤어진 뒤에는

처음처럼 다시 만나기 어렵다.

여기 이른 산그늘 진 깊은 숲속

마른 잎 혼자 밟으며

나는 안으로 하염없이 새처럼 운다.